매거진
ETF란 무엇인가
분산과 포트폴리오를 이해하면,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만나는 도구가 ETF다.
여러 기업에 나누고,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정해야 한다고 해도, 그 구성을 종목 하나하나로 직접 채우기는 쉽지 않다. ETF는 그 나눔을 한 상품으로 실행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도구에는 이름이 알려 주지 않는 함정이 하나 있다. ETF를 샀다는 것만으로 나눈 것이 되는가.
5줄 요약
ETF는 여러 자산을 묶어 둔 상품을,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게 만든 펀드다.
한 ETF로 여러 종목, 때로는 한 시장 전체에 나누어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지수를 따라가는 ETF와,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노리는 ETF는 목적이 다르다. 후자라고 해서 더 좋은 ETF는 아니다.
시장지수, 배당, 배당성장, 리츠, 채권, 원자재, 테마처럼 대표적인 유형이 있으며, 이걸 모두 같은 ‘업종’으로 묶어 부르기는 어렵다.
ETF는 나눔과 거래의 편의를 넓혀 주지만, 비용과 구성, 무엇을 담는지를 보지 않으면 개별 주식과 같은 집중 위험이 남을 수 있다.
ETF란 무엇인가
ETF는 쉽게 말하면 여러 자산을 담아 둔 바구니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바구니 안에는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관련 자산 등이 들어갈 수 있다. 투자자는 그 바구니 전체를 한 번에 사고팔 수 있다. 그래서 ETF 하나로도 여러 종목, 때로는 시장 전체에 나누어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ETF는 나눔을 실행하기 쉽게 만드는 도구다. 정답이 아니라, 정한 구성을 담는 그릇에 가깝다.
기본 구조
ETF의 뒤에는 운용사가 있다. 운용사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자산을 담고, 그 묶음을 작은 지분 단위로 쪼개 시장에 내놓는다. 투자자가 사는 건 그 지분이다.
ETF를 산다고 해서 운용사가 직접 종목을 골라 주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ETF는 정해 둔 지수를 따르거나, 밝혀 둔 방식으로 자산을 담는다. 사는 건 “그 규칙이 담는 자산의 조각”에 가깝다. 고를 때는 이름보다 어떤 규칙으로 무엇을 담는지를 본다.
펀드와 ETF
펀드 역시 여러 자산을 모아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만 일반 펀드는 하루 한 번 가격이 정해지고, 가입과 환매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ETF는 펀드의 성격을 가지면서도,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장중에 사고팔 수 있다. 가격이 하루 한 번만 나오는 게 아니라, 시장이 열리는 동안 계속 사고팔 수 있는 가격이 붙는다.
그래서 ETF는 “펀드이면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품”이라고 이해하면 큰 줄기가 잡힌다. 펀드와 완전히 다른 상품이 아니라, 거래 방식이 주식에 더 가까운 펀드다.
주식처럼 거래되는 이유
ETF가 장중에 거래될 수 있는 이유는, 시장에 그 상품을 만들고 되돌려 주는 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큰 기관이 바구니 자산과 ETF를 교환할 수 있어, 가격이 자산 가치와 크게 어긋나면 그 차이를 줄이려는 거래가 일어난다. 구조를 모두 알 필요는 없다. 주식처럼 거래되도록 만든 상품이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거래가 뜸하면 보이는 가격과 체결 가격의 차이가 커질 수 있다.
하나로 여러 종목에 투자하는 구조
개별 주식을 여러 개 사려면 종목마다 판단하고, 수량과 비용을 따로 챙겨야 한다. ETF는 그 나눔을 상품 안에 넣어 둔다.
예를 들어 한 나라의 대표 기업을 모아 둔 지수 ETF를 사면, 그 지수에 들어 있는 여러 기업에 한 번에 나누어 투자하는 효과가 난다. 배당을 주는 기업을 모아 둔 ETF, 채권을 모아 둔 ETF도 같은 원리다. 내가 직접 수십 종목을 사지 않아도, 그 묶음에 참여할 수 있다.
나누어야 한다는 원칙을 실행하기 쉬운 한 줄로 만들어 준다. 다만 한 줄로 산다고 좋은 구성이 되는 건 아니고, 무엇을 담는지가 남는다.
ETF와 개별 주식은 무엇이 다른가
장점과 단점
- 장점 — 적은 금액으로도 여러 자산에 나눌 수 있고, 장중에 사고팔 수 있으며, 구성이 비교적 투명한 경우가 많다. 개별 종목을 일일이 고르는 부담을 줄여 준다.
- 단점 — 운용에 드는 비용이 있고, 지수나 구성을 그대로 따라가므로 그 안의 약한 기업도 함께 담는다. 거래가 뜸한 ETF는 원하는 가격에 잘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
- 유의 — ETF라는 이름만으로 분산이 되었다고 단정하면 안 된다. 무엇을 담는 상품인지를 봐야 한다. 한 산업, 한 이야기에만 모인 ETF는 개별 주식 못지않게 출렁일 수 있다.
ETF와 개별 주식의 차이
개별 주식은 한 기업의 이야기와 실적, 가격을 본다. ETF는 그 기업들의 묶음이 따르는 규칙을 본다.
개별 주식은 한 기업의 성공에 더 크게 참여할 수 있는 대신, 그 기업의 실패도 더 직접 받는다. ETF는 한 기업의 성공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어렵지만, 한 기업의 실패가 전체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다만 그 ETF가 담는 시장이나 테마 전체가 흔들리면, 묶음도 함께 흔들린다.
둘 중 무엇이 더 나은가가 아니라, 내가 한 기업을 볼 것인지, 하나의 구성을 볼 것인지가 갈린다.
지수를 따라가는 ETF, 지수를 넘어서려는 ETF
ETF의 기본을 이해했다면, 다음으로 자주 만나는 갈림길이 있다. 지수를 그대로 따라갈 것인가,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노릴 것인가.
지수를 따라가는 ETF
흔히 패시브 ETF라 부르는 상품은, 정해 둔 지수를 가능한 한 그대로 따라가려 한다. 시장의 대표 기업을 모아 둔 지수, 특정 채권을 모아 둔 지수처럼, 이미 있는 기준을 복제하는 쪽에 가깝다.
운용의 초점은 “더 잘 고르는 것”보다 그 지수를 얼마나 비슷하게,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따라가는가에 있다. 시장 전체의 평균에 참여하려는 앞선 글의 인덱스 투자와 맞닿아 있다.
지수를 넘어서려는 ETF
흔히 액티브 ETF라 부르는 상품은, 지수를 그대로 복사하는 대신 운용 판단으로 구성과 비중을 조정한다. 어떤 종목을 더 담고, 어떤 종목을 빼거나 줄여서, 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게 목표인 경우가 많다.
액티브라고 해서 더 좋은 ETF는 아니다. 더 많이 판단한다는 뜻이지, 그 판단이 항상 맞는다는 뜻은 아니다.
지수를 따라갈 때의 장단점
- 장점 — 무엇을 담는지가 비교적 분명하고, 비용이 낮은 경우가 많으며, 운용의 판단에 덜 의존한다. 시장에 머무르는 것 자체가 목적인 투자와 잘 맞는다.
- 단점 — 지수에 들어 있는, 비싸게 평가된 종목도 비중대로 따라가게 되고, 시장보다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수가 흔들리면 함께 흔들린다.
- 유의 — 패시브라는 말만 보고 고르면 안 된다. 어떤 지수를 따라가는지가 곧 무엇을 사는지다.
판단을 더할 때의 장단점
- 장점 — 시장 환경이 바뀔 때 구성을 조정할 여지가 있고, 특정 기회나 위험을 지수보다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다.
- 단점 — 판단이 틀리면 지수보다 못할 수 있고,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 보고 사는지가 지수보다 덜 단순하다.
- 유의 — 최근 성과가 좋았다고 해서 그 판단이 계속될 것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액티브의 핵심은 이름이 아니라, 그 운용이 무엇을 하려는지다.
판단을 더하는 ETF가 필요한 경우
시장 전체를 그냥 보유하는 것으로 충분한 투자자도 많다. 그런 경우에는 지수를 따라가는 ETF가 더 단순한 도구다.
판단을 더하는 ETF가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경우는, 따라갈 지수가 마땅치 않거나 특정 위험을 지수와 다르게 다루고 싶을 때다. 필요한지는 이름이 아니라, 시장 평균을 원하는지, 그와 다른 결과를 감당할 수 있는지로 갈린다.
운용 비용과 지수와의 차이
ETF를 들고 있는 동안 운용 비용이 빠진다. 같은 지수를 따라가도 비용이 높으면 오래 들고 갈수록 성과를 깎는다.
지수를 따라가는 ETF라면, 그 지수와 얼마나 비슷하게 움직였는지도 중요하다. 이 차이를 추적 오차라고 부른다. 어긋남이 크면, 내가 사려던 지수와 다른 결과를 받게 된다.
비용이 낮고 지수를 잘 따라가는지가 패시브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액티브에서는 비용 위에, 그 운용이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가 더해진다. 이름보다 비용과 결과의 차이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대표적인 ETF 투자 유형
시장지수·배당·배당성장·리츠 ETF는 같은 기준으로 나눈 분류가 아니다. 시장 전체, 배당 특성, 부동산 성격처럼 보는 축이 다르다. 그래서 여기서는 대표적인 투자 유형으로만 짚는다.
시장지수 ETF
한 나라 또는 여러 나라의 대표 지수를 따라가는 ETF다. 시장 묶음에 참여하는 가장 단순한 도구다. 시장 전체의 출렁임은 그대로 받지만, 한 기업에 묶인 위험은 줄어든다.
배당 ETF
배당을 주는 기업을 모아 둔 ETF다. 주가 상승만이 아니라, 들고 있는 동안의 현금 흐름을 보려는 접근과 연결된다. 다만 지금 배당이 높아 보이는 기업만 모이면, 성장이 정체된 구성이 될 수도 있다. 배당률만 보지 말고, 그 배당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배당성장 ETF
지금 배당이 높은 기업보다, 배당이 시간이 지나며 늘어나 온 기업을 모아 둔 ETF다. 오늘의 현금보다 그 현금이 불어날 가능성을 보는 전략과 가깝다. 배당 ETF와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담는 기업과 기대하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시장지수 밖으로 넓히는 유형
리츠 ETF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장 상품이다. 리츠 ETF는 그런 부동산 관련 자산을 묶어 둔다. 주식과도 채권과도 움직임이 다를 수 있어, 구성을 나눌 때 쓰이기도 한다. 다만 금리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할 수 있어, “부동산이니 늘 안정적”이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채권 ETF
국가나 기업이 빌린 돈처럼, 이자와 만기가 있는 자산을 모아 둔 ETF다.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의 출렁임을 완화하는 역할로 자주 등장한다. 어떤 채권을 담는지, 만기가 짧은지 긴지에 따라 금리가 움직일 때의 반응이 달라진다. 채권 ETF라고 해서 모두 같은 안전판은 아니다.
원자재 ETF
금, 원유처럼 실물 자산의 가격을 따르는 ETF다. 주식·채권과 다르게 움직이는 구간이 있어 나눔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다만 이자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가격의 출렁임이 클 수 있다. 구성을 보완하는 조각으로는 쓰이되, 그 자체로 안정적인 중심축으로 보기는 어렵다.
테마 ETF
특정 산업, 기술, 이야기 하나에 모인 ETF다. 성장하는 주제를 한 번에 담고 싶을 때 쓰이지만, 그 주제가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나면 출렁임도 커진다. 여러 종목이 들어 있어도 실제로는 한 이야기에 가까운 집중이 되기 쉽다. 테마 ETF를 사는 건 시장을 나누는 일이 아니라, 그 테마에 참여하는 일에 가깝다.
종목이 많아도 움직이는 이유가 하나면, 나눈 효과는 기대보다 작다.
유형을 아는 이유
이 유형들은 서로 우열이 있는 메뉴가 아니다. 앞선 글에서 성장, 배당, 인덱스, 퀄리티가 다른 질문을 던졌듯이, ETF 유형도 무엇을 보는지가 다르다.
시장지수 ETF는 시장 전체를, 배당·배당성장 ETF는 현금의 성격과 증가를, 리츠·채권·원자재는 주식과 다른 자산의 역할을, 테마 ETF는 특정 이야기에의 집중을 본다.
그래서 ETF를 고른다는 건 상품 이름을 고르는 일이기보다, 내가 이미 정한 투자 방법을 어떤 도구로 실행할 것인가를 고르는 일에 가깝다.
마치며
ETF가 등장하면 투자 방법이 넓어진다. 여러 종목을 직접 사지 않고도 나눌 수 있고, 주식과 채권, 부동산과 원자재처럼 성격이 다른 자산을 한 시장에서 다룰 수 있다.
ETF를 샀다는 것만으로 나눈 것이 되지는 않는다. ETF는 정답이 아니라 도구고, 이름이 아니라 「무엇을 담는가」가 그 상품의 성격을 정한다. 지수를 따라가는 쪽이 늘 소극적이고, 판단을 더하는 쪽이 늘 우수한 것도 아니다.
앞으로 ETF를 볼 때 먼저 던질 물음도 이 하나로 줄어든다 — 「무엇을 담는가」.
앞으로 ETF를 더 자세히 보려면, 이 글의 질문만 먼저 기억해 두면 된다.
- 이 상품은 무엇을 담는가?
- 지수를 따라가는가, 판단을 더하는가?
- 비용은 얼마인가, 그 구성을 나는 이해하고 있는가?
그 답이 있어야 개별 유형을 더 깊게 볼 수 있다. ETF를 이해한다는 건 상품 목록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정한 분산과 포트폴리오를 실행할 도구를 알아 두는 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