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MACD는 무엇을 보는가

MACD는 이름이 길고 어려워 보이지만, 뜯어 보면 앞에서 이미 다룬 재료로만 만들어져 있다.

이동평균 두 개, 그리고 그 둘 사이의 거리. 그게 전부다.

 

2부에서 골든크로스를 “두 평균의 속도 차이가 뒤집힌 기록”이라고 정리했다. MACD는 그 속도 차이를 눈으로 보는 대신 하나의 값으로 바꿔서 따로 그려 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선이 하나 더 늘어난 만큼 아는 것도 늘어날까.

 

5줄 요약

MACD는 짧은 지수평균에서 긴 지수평균을 뺀 값, 곧 두 평균 사이의 거리다.

이 거리를 다시 평균 낸 선을 시그널선이라 부르고, 둘의 차이를 막대로 그린 게 히스토그램이다.

0선은 두 지수평균이 겹치는 자리다. 0을 넘나든다는 건 그 둘의 위아래가 뒤집혔다는 뜻이다.

MACD가 시그널선을 넘어서는 건 “두 평균이 벌어지는 속도가 바뀌었다”는 신호에 가깝다.

값의 단위가 가격이라서 종목끼리 크기를 비교할 수 없다. 비교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의 과거뿐이다.


 

나란히 이어지는 두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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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선과 하나의 막대

MACD 화면에는 보통 선 두 개와 막대 하나가 나온다. 각각이 무엇인지부터 정리한다.

 

MACD선 — 짧은 기간의 지수평균에서 긴 기간의 지수평균을 뺀 값이다. 널리 쓰이는 설정은 12와 26이다. 이 사이트의 기본값도 같다.

두 평균이 같은 자리에 있으면 0이 된다. 짧은 평균이 위에 있으면 양수, 아래에 있으면 음수다. 그래서 이 값은 그대로 “두 평균 사이의 거리와 방향”을 뜻한다.

 

시그널선 — MACD선을 다시 한 번 평균 낸 값이다. 보통 9를 쓴다. 지표를 또 평균 냈다는 점이 헷갈릴 수 있는데, 하려는 일은 단순하다. MACD선이 잔파동으로 흔들릴 때 “그 값의 최근 평균 수준”과 비교할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히스토그램 — MACD선에서 시그널선을 뺀 값을 막대로 그린 것이다. 두 선이 붙으면 막대가 짧아지고 벌어지면 길어진다. 두 선이 교차하는 순간 막대는 0을 지난다.

 

MACD선은 두 평균의 거리, 시그널선은 그 거리의 평균, 히스토그램은 둘의 차이다.

 


바다와 하늘을 가르는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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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선이 뜻하는 것

MACD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자리는 0선이다.

 

MACD가 0이라는 건 짧은 평균과 긴 평균이 같은 값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0선을 위로 지나는 순간은 두 지수평균이 교차하는 순간이고, 아래로 지나는 순간은 그 반대다.

 

2부에서 본 교차가 여기서는 “0선 통과”라는 형태로 다시 나타난다. 다만 한 가지는 구분해 두어야 한다. 2부의 골든크로스는 단순평균으로 그린 것이고, 여기서는 지수평균이다.

재료가 다르니 교차하는 시점도 정확히 같지는 않다. 대체로 비슷한 시기에 일어나지만, 며칠 어긋나는 일이 흔하다. 기간 설정이 다르면 더 벌어진다.

 

그래서 MACD가 0 위에 있는 동안은 짧은 평균이 긴 평균 위에 있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값의 크기는 두 평균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를 말한다.

 

2부에서 평균선이 가리키는 곳을 「지나온 자리」라고 불렀다. MACD는 그 자리를 두 개 겹쳐 놓고 둘의 간격을 그린 것이다. 겹쳐 놓은 것이 둘로 늘었다고 앞을 보게 되지는 않는다.

 


시그널선 교차는 무엇을 잡아내는가

실제로 MACD를 쓸 때 더 자주 보는 건 0선이 아니라 MACD선과 시그널선의 교차다.

 

이 교차가 말하는 건 조금 더 미묘하다. MACD선 자체가 이미 “거리”이므로, 그 거리가 자기 평균을 넘어섰다는 건 벌어지거나 좁혀지는 속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뜻에 가깝다.

 

각각의 뜻은 이렇다.

 

이건 해석이 아니라 계산에서 따라 나오는 성질이다. 시그널선이 지수평균일 때, MACD가 그 선을 위로 지나려면 직전 봉보다 커져 있을 수밖에 없다. 널리 쓰이는 설정과 이 사이트의 계산이 모두 지수평균을 쓴다.

 

다만 여기까지다. 교차한 뒤 시그널선 위에 머무는 동안에도 거리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값이 줄고 있어도 자기 평균보다 높기만 하면 선 위에 머문다. 교차는 그 봉의 사건이고, 그 뒤의 유지는 다른 이야기다.

 

0선 통과보다 이 교차가 먼저 나타나는 게 보통이다. 한 겹 더 민감한 신호라고 볼 수 있고, 그만큼 어긋나는 경우도 많다.

 

히스토그램은 이 교차를 미리 보는 장치에 가깝다. 막대가 0을 지나는 순간이 곧 교차이므로, 막대가 짧아지기 시작하면 두 선이 가까워지는 중이라는 뜻이 된다.

다만 막대가 짧아지다 다시 길어지는 일이 아주 흔하다. 가까워지다 말고 다시 벌어지는 것이다. 막대를 신호로 삼으면 교차보다 이르지만 어긋나는 횟수도 함께 늘어난다. 빠른 신호와 덜 흔들리는 신호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0선 위에서만” 조건이 붙는 이유

시그널선 교차에 조건을 하나 더 얹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MACD가 0 위에 있을 때의 교차만 인정하는 것이다. 이 사이트의 “나만의 거래 전략 만들기” 화면에도 이 조건이 기본으로 켜져 있다.

 

이유는 이렇다. MACD가 0 아래에 있다는 건 짧은 평균이 긴 평균 아래에 있는 상태다. 그 상태에서 일어나는 교차는 내려가던 흐름이 잠시 덜 내려간 것일 수 있다. 이런 자리에서 나오는 신호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조건을 걸어 걸러 내는 방식이 관습이 되었다.

 

조건을 붙이면 신호의 수가 줄어든다. 여기에는 늘 따라오는 맞바꿈이 있다.

 

어느 쪽이 낫다고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조건을 켜고 끄는 일은 “정확도”를 조절하는 게 아니라 “어떤 종류의 신호를 버릴 것인가”를 고르는 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12·26·9라는 숫자

MACD의 기본 설정으로 12, 26, 9가 굳어져 있다. 이 지표는 1970년대 후반 미국의 제럴드 아펠이 소개했고, 그때 쓴 숫자가 그대로 남았다.

 

이 값이어야 할 계산상의 이유는 없다. 짧은 흐름과 그 두 배쯤 되는 흐름을 견준다는 발상에 가깝고, 9는 그 차이를 다시 평균 내는 구간이다.

왜 하필 이 숫자였는지를 두고 여러 설명이 떠돌지만, 분명한 건 검증을 거쳐 뽑은 최적값이 아니라 관습이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바꿔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8부에서 다루겠지만, 숫자를 바꾸는 일에는 그 나름의 함정이 따로 있다.

 


단위가 서로 다른 여러 나라의 지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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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의 크기는 비교할 수 없다

MACD를 볼 때 흔히 하는 실수가 하나 있다. 값의 크기를 종목끼리 비교하는 것이다.

 

MACD는 두 평균의 “차”이므로 단위가 가격이다. 10만 원짜리 종목과 2천 원짜리 종목에서 나온 MACD 값은 애초에 크기의 규모가 다르다. 앞의 종목에서 나온 500과 뒤의 종목에서 나온 500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같은 이유로 같은 종목이라도 주가 수준이 크게 달라진 시기끼리는 값을 비교하기 어렵다. 가격이 두 배가 되면 평균의 거리도 대체로 두 배 쪽으로 커진다.

 

3부에서 본 RSI가 0에서 100 사이로 눌러 담은 값이었던 것과는 반대다. RSI는 적어도 서로 다른 종목을 같은 눈금 위에 올려놓을 수는 있다. 다만 3부에서 짚었듯 나오는 값의 범위는 종목마다 다르므로, 눈금이 같다는 게 곧 뜻이 같다는 말은 아니다.

MACD는 그 눈금조차 공유하지 않는다. 지표마다 “비교 가능한 범위”가 다르다는 건 생각보다 자주 잊히는 부분이다.

 

MACD에서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다른 종목이 아니라 그 종목의 과거뿐이다.

 


약해지는 구간

MACD의 재료가 이동평균이므로, 약한 자리도 이동평균과 같다.

 

방향 없이 좁게 오르내리는 구간에서는 두 평균이 서로 붙어 다닌다. MACD는 0 근처에서 미세하게 오르내리고, 시그널선과의 교차가 잦게 반복된다. 신호는 늘어나지만 뒤따르는 방향은 일정하지 않다.

 

앞에서 본 “0선 위에서만” 조건도 이 구간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값이 0 바로 위에서 오르내리는 동안에는 조건을 만족하는 교차가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또 하나. MACD는 평균의 평균이다. 이동평균이 이미 늦게 반응하는데, 시그널선은 그 값을 한 번 더 평균 낸다. 그만큼 반응이 더 뒤로 밀린다.

부드러운 대신 늦다는 맞바꿈이 여기서는 한 겹 더 진하게 나타난다.

 


마치며

선은 늘었지만 아는 것은 늘지 않았다. MACD 화면에는 선 두 개와 막대 하나가 있지만, 실제로 들어 있는 재료는 이동평균 두 개뿐이고 그 이동평균도 1부의 「한 재료」에서 나왔다. 나머지는 그 둘의 거리를 다르게 그린 것이다.

그래서 이 지표를 이동평균선과 함께 켜 두면 근거가 둘로 보이지만 재료는 하나다. 이 문제는 9부에서 따로 다룬다.

 

MACD는 새로운 걸 보는 지표가 아니라, 이동평균이 이미 말하고 있던 걸 다르게 그린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