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스토캐스틱은 어디를 재는가
스토캐스틱은 RSI와 자주 나란히 놓이는 지표다. 둘 다 0에서 100 사이를 오가고, 둘 다 “과매수·과매도”라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비슷한 지표로 여기기 쉬운데, 재료를 보면 서로 다른 걸 측정하고 있다.
RSI는 오른 폭과 내린 폭을 견주었다. 스토캐스틱은 그런 계산을 하지 않는다. 대신 최근 구간의 최고가와 최저가를 자로 삼아, 지금 종가가 그 사이 어디쯤인지를 측정한다.
자를 댄다는 말에는 조건이 하나 숨어 있다. 그 자가 늘 같은 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5줄 요약
스토캐스틱은 최근 N봉의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에서 지금 종가의 위치를 백분율로 나타낸 값이다.
값이 100에 가까우면 최근 구간의 천장 부근, 0에 가까우면 바닥 부근에 있다는 뜻이다.
기준이 “최고와 최저”라서, 봉 하나의 극단적인 값이 자 전체를 늘려 놓을 수 있다.
%K는 원래 값이고 %D는 그걸 몇 봉 평균 낸 선이다. %D는 잔떨림을 줄이려고 만든 것이다.
RSI와 마찬가지로, 한 방향이 강한 구간에서는 값이 끝에 붙은 채로 오래 머문다.

자를 어디에 대는가
스토캐스틱의 계산은 한 줄로 끝난다.
(지금 종가 − 최근 N봉의 최저가) ÷ (최근 N봉의 최고가 − 최근 N봉의 최저가) × 100
최근 구간에서 가장 낮았던 자리를 0, 가장 높았던 자리를 100으로 놓고 눈금을 그은 뒤, 지금 종가가 그 눈금 어디에 오는지를 읽는 것이다.
이 값을 %K라고 부른다. 이 사이트의 기본 설정은 14봉이다.
%K가 100이라는 건 지금 종가가 최근 14봉의 최고가와 같다는 뜻이고, 0이라면 최저가와 같다는 뜻이다. 50이라면 최고와 최저의 정확히 가운데에 있다는 뜻이다.
숫자로 보면 이렇다. 최근 14봉의 최고가가 12,000원, 최저가가 10,000원이라고 하자. 지금 종가가 11,500원이면 %K는 75, 10,500원이면 25다. 자의 길이는 2,000원이고, 종가가 그 안 어디에 놓였는지를 백분율로 읽는 것이다.
여기서 견주는 상대가 “다른 봉의 종가”가 아니라는 점을 놓치기 쉽다. 종가끼리만 보면 가장 높더라도, 어느 봉이 장중에 그보다 위를 찍었다면 %K는 100에 못 미친다.
재료를 다시 짚어 두자. 이 계산에는 최고가와 최저가가 들어간다. 앞에서 본 지표들은 대부분 종가만 썼지만, 스토캐스틱은 봉의 위아래 꼬리까지 재료로 쓴다.
%D라는 두 번째 선
%K는 꽤 자주, 크게 움직인다. 최고와 최저 사이가 좁을 때는 종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값이 크게 튄다.
그래서 %K를 몇 봉 평균 낸 선을 하나 더 그린다. 이게 %D다. 이 사이트의 기본값은 3봉이다.
4부에서 MACD의 시그널선이 하던 일과 같다. 원래 값이 흔들릴 때, 그 값의 최근 평균 수준을 함께 놓고 보려는 것이다.
%D는 %K로 만든 값이라 더 완만하고, 방향이 바뀌는 시점을 늦게 반응한다. 두 선을 놓고 %K가 %D를 넘어서는 순간을 신호로 삼기도 하는데, 4부의 MACD 시그널선 교차와 같은 구조다. 원래 값이 자기 최근 평균을 넘어섰다는 뜻이고 그 이상은 아니다.
“빠른 스토캐스틱”과 “느린 스토캐스틱”이라는 구분도 여기서 나온다. 별개의 지표처럼 들리지만 평균을 한 번 더 내느냐 마느냐의 차이다. %K를 그대로 쓰면 빠른 쪽, %D를 주선으로 삼고 그걸 한 번 더 평균 낸 선을 함께 두면 느린 쪽이다. 실제로는 느린 쪽이 많이 쓰인다. 빠른 쪽은 값이 너무 자주 끝까지 갔다 온다.
이 사이트의 계산은 어디를 보는가
이 사이트의 계산은 교차를 쓰지 않고 %K의 위치만 본다. 정해 둔 기준보다 낮으면 매수 쪽 근거로, 높으면 매도 쪽 근거로 잡는 단순한 방식이다. 교차를 요구하지 않는 만큼 신호가 여러 봉에 걸쳐 이어진다.
참고로 계산 과정에서 최근 구간의 최고가와 최저가가 같아지는 경우가 있다. 값이 전혀 움직이지 않은 구간이다. 이때는 나눗셈이 안 되는데, 표준 계산식은 이 경우를 정해 두지 않았다. 도구마다 처리가 다르다는 뜻이고, 이 사이트의 계산은 가운데 값인 50으로 둔다. 흔한 상황은 아니지만 거래가 아주 뜸한 구간에서 나올 수 있다.
RSI와 무엇이 다른가
두 지표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 RSI — 오른 폭과 내린 폭의 “비중”을 측정한다. 얼마나 한쪽으로 치우쳐 움직였는가
- 스토캐스틱 — 최근 구간의 “범위 안 위치”를 측정한다. 지금이 천장 쪽인가 바닥 쪽인가
이 차이 때문에 두 지표가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구간이 생긴다.
예를 들어 가격이 여러 봉에 걸쳐 조금씩 오르다가 마지막 봉에서 살짝 밀렸다고 하자. RSI는 그동안 오른 폭이 쌓였으니 여전히 높은 자리에 있다. 반면 스토캐스틱은 지금 종가가 최근 최고가에서 떨어져 있으므로 값이 꽤 내려간다.
RSI는 “어떻게 움직여 왔는가”를, 스토캐스틱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를 본다.
스토캐스틱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토캐스틱에게 중요한 건 마지막 종가 하나다. 그 값이 자의 어디에 놓이는지가 전부이므로, 마지막 봉의 움직임이 값을 크게 바꾼다.
그렇다고 둘이 늘 다른 말을 하는 건 아니다. 가격이 한동안 내려왔다면 오른 폭도 적고 종가도 자의 아래쪽에 놓이므로, 두 지표가 나란히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이럴 때 둘을 함께 켜 두면 근거가 둘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사실을 두 번 확인한 것에 가깝다. 이 문제는 9부에서 다시 다룬다.

자가 흔들린다는 문제
이 지표의 성질은 한마디로 「흔들리는 자」다. 눈금이 고정된 자가 아니라, 봉이 하나 지날 때마다 새로 만들어지는 자다.
스토캐스틱에는 평균으로 만든 지표에는 없는 약점이 하나 있다. 기준으로 삼는 자 자체가 봉 하나로 정해진다는 점이다. 7부에서 볼 일목균형표도 최고·최저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같은 성질을 나눠 갖는다.
최근 14봉의 최고가는 14개 중 가장 높은 값 하나다. 평균처럼 여러 값이 섞여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어느 하루 큰 폭으로 튀어오른 봉이 있었다면, 그 봉 하나가 이후 14봉 동안 자의 위쪽 끝을 정한다.
더 주의할 건 그 봉이 계산 구간에서 빠져나가는 순간이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자의 길이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값이 큰 폭으로 뛴다.
앞의 숫자를 그대로 이어 보면 이렇다. 구간의 최고가가 12,000원, 최저가가 10,000원이고 종가가 10,500원이면 %K는 25다. 그런데 12,000원을 찍었던 봉이 14봉 구간에서 빠져나가 최고가가 11,000원으로 낮아지면, 같은 종가 10,500원의 %K가 50이 된다.
가격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지표만 두 배로 뛴 것이다. 차트에는 아무 일도 없는데 아래 창의 선만 크게 튀어 오르는 구간이 있다면 대개 이런 경우다.
이 성질은 없앨 수 없다. 기간을 길게 잡으면 자가 자주 바뀌지 않아 조금 안정되지만, 대신 반응이 둔해진다.
20과 80
스토캐스틱에서 널리 쓰이는 기준선은 20과 80이다. 이 사이트의 기본값도 같다.
RSI의 30·70과 마찬가지로 계산에서 나온 경계가 아니다. 관습으로 굳어진 눈금이다. 스토캐스틱이 RSI보다 더 자주 끝값 근처까지 가기 때문에, 기준선을 조금 더 바깥으로 잡아 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해석에서 조심할 점도 RSI와 같다. %K가 80을 넘었다는 사실이 말하는 건 이것뿐이다.
지금 종가가 최근 14봉의 범위에서 위쪽 20% 구간에 있다.
가격이 계속 오르는 구간에서는 최고가가 자주 새로 바뀐다. 그러면 종가는 대체로 자의 위쪽 끝 근처에 놓이고, %K는 80 위에서 며칠이고 머문다. “천장 부근”이라는 상태와 “곧 내려온다”는 예상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마치며
자는 늘 같은 자가 아니었다. 「흔들리는 자」로 나온 80은, 언제 측정했느냐에 따라 다른 80이다.
스토캐스틱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지금 종가가 최근 며칠 범위의 어디쯤인가”다. 이건 순위에 가까운 정보다. 얼마나 올랐는지, 얼마나 빨리 올랐는지는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이 지표가 80을 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아무것도 정할 수 없다. 자를 만든 봉이 어떤 봉이었는지, 그 자가 지금 늘어나는 중인지 줄어드는 중인지를 함께 봐야 뜻이 생긴다. 기간을 손대는 일은 그 자의 길이를 바꾸는 일이고, 그 이야기는 8부에서 따로 다룬다.